「Your City 2022」는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이들이 각자의 시간과 기억을 기록한 사진집으로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LP 바 운영자, 주부, 셰프, 교육 마케터, 개신교 목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가 담겨 있다. 그 안에는 사진도 있으며, 그 도시에서 느낀 감정과 감성을 표현한 글도 있다. 글은 단순한 도시의 여행 가이드가 아니라 그곳에서 떠오른 서울의 추억일 수도 있고, 책일 수도 있고, 음악일 수도 있고, 시일 수도 있다. 또한 사진 기록의 도구도 어떤 이는 아이폰일 수도 있고, 갤럭시일 수도 있으며, 누구는 니콘이고, 누구는 라이카일 수도 있다. 그 어떤 것도 규정된 것이 아니라 ‘그때 거기서 어떤 존재로 있었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은 해마다 시리즈로 계속 출판할 예정이며, 시간이 흐른 후 같은 도시가 다른 이의 시선으로 기록되어 ‘나만의 도시’가 ‘당신만의 도시’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2000년 7월,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이름에 "강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디자인”이란 의미를 더한 [디자인사강思江]은 전시를 위한 도록을 시작으로 "편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디자인”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편집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오래전 고등학교 때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는 길에 배를 탔다. 저 아래 보이는 배는 어쩌면 나 같은 누가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공항에 내리면 어머니가 마중을 나와 계실 것만 같다. 대학을 다니며 방학 때 제주의 집으로 돌아오면 어머니는 늘 내가 내리는 공항 똑같은 기둥에 숨어 계셨다. 서른아홉 살에 알코올중독자 남편을 잃고 아들만 바라보며 살아오신 어머니. 나는 아들이자 남편이자 친구였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를 만나기 며칠 전이면 파마를 하셨다. 나는 어머니를 만나면 꼭 껴안으리라고 늘 다짐했다. 하지만 번번이 그리 하지 못했다. 어머니의 파마 약 냄새가 너무 독했던 까닭이다. 이제는 껴안고 싶어도 그리 할 수 없는 어머니의 아들이다, 나는. - 본문 중
A long time ago in high school, we boarded a boat on a school trip to Gyeongju. Perhaps the boat seen below is a way for someone to visit their mother like me. When I get off at the airport, it seems that my mother will be there to meet me. When I returned home from college and vacation, my mother was always hiding in the same pillar at the airport where I got off. She lost her alcoholic husband at the age of thirty-nine and lived for her son. I was her son, her husband, and her friend. She used to go to the hairdresser a few days before we meet. I always made up my mind to give her a hug when I met her. But I never did. It was because of the strong smell of her perm product. I am the son of my mother who can’t hug her now even if I want to.
저자(글) 하정완
하정완은 목사이다. 세상 모든 곳에 하나님이 계시다고 믿고 살아왔다. 그래서 모차르트의 〈레퀴엠〉과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에서도 하나님을 만났다고 한다. 언제나 세상 속에서 숨 쉬는 신(神)의 숨결로 시(詩)를 쓰고, 흐르는 대로 사진을 찍으며,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만든다. 그래서 목사이지만 목사 같지 않다. 그저 신(神)을 삶과 세상 속에서 발견하고 호흡하며 사는 구도자(求道者)라고 스스로 말한다.
Jung Wan Ha is a pastor. He believed throughout his life that God exists everywhere in the world. He said he met God in Mozart’s 〈Requiem〉 and Schubert’s 〈The Winter Traveler〉. He writes poems with the breath of God who always breathes in the world. He takes pictures with the flow, draws pictures, and writes songs. So he is a pastor, but not like any other. He simply refers to himself as a seeker who tries to discover and breathe God in life and in the world.
instagram @pastorhakorea
www.facebook.com/pastor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