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 많은 철학자가 걷기를 사랑했지만, 산책에 관해 깊이 성찰한 철학자는 드물다. 카를 고틀로프 셸레는 미적 운동으로서 즐기는 산책의 기술을 알려 준다.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진지해지지 않는 ‘유쾌한 놀이’로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셸레는 다양한 장소에서 균형 잡힌 방식으로 산책을 하면 신체와 지성을 동시에 돌볼 수 있다고 말하며 자연과 도시 산책은 어떻게 다른지, 산과 계곡, 숲, 정원에서의 산책은 또 어떻게 다른지 세세히 살펴본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얼굴을 지닌 산책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예술 비평가들께
- 산책의 즐거움을 알리는 철학
독자들께
- 교양인을 위한 걷기의 기술
1 들어가는 말
2 산책은 몸의 움직임 그 이상이다
3 산책의 대상
4 산책의 내적 조건과 외적 조건
5 자연 산책과 도시 산책이 똑같이 필요한 이유
6 혼자만의 자연 산책이 정신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
7 도시에서 산책로 걷기
8 가로수 길의 단상
9 정원과 공원
10 자연 속에서 산책하는 특별한 즐거움
11 산
12 계곡
13 밭, 초원, 숲
14 자연현상: 하루의 때와 계절 (1)
15 자연현상: 하루의 때와 계절 (2)
16 자연에 느낌 부여하기
17 산책의 물리적 조건
옮긴이의 말
작가
카를 고틀로프 셸레 , 문항심
출판사리뷰
산책 에세이의 고전!
미적 운동으로서 즐기는 산책의 기술
독일의 괴팍한 철학자, ‘칸트’ 하면 떠오르는 일화가 있습니다. 칸트는 매일 오후 3시 30분이면 동네를 산책했다고 하죠. 이 시간이 너무나 정확해서 사람들은 칸트가 산책하는 시간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산책하는 법』의 저자 카를 고틀로프 셸레는 규칙적으로 매일 산책하는 칸트와 가까운 친구였습니다. 이전까지 귀족 계층은 주로 말이나 마차를 타고 다녔기에 걷기를 천한 행위로 보았지만, 19세기 초반부터는 산책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셸레는 산책을 단순한 걷기 활동에서 교양을 기를 수 있는 ‘미적 운동’의 경지로 끌어 올리려 했던 철학자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산을 사랑했고, 니체는 ‘모든 위대하고 참된 생각은 걷는 동안 잉태된다’라고 말했을 만큼 걷기를 즐겼지요. 이렇게 많은 철학자가 걷기를 사랑했지만, 이 주제에 관해 깊이 성찰한 셸레와 같은 철학자는 드물기에 그의 생각을 읽는 일은 새로운 즐거움을 줍니다.
셸레는 미적 운동으로서 즐기는 산책의 기술을 알려 줍니다.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진지해지지 않는 ‘유쾌한 놀이’로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지요. 셸레는 다양한 장소에서 균형 잡힌 방식으로 산책을 하면 신체와 지성을 동시에 돌볼 수 있다고 말하며 자연과 도시 산책은 어떻게 다른지, 산과 계곡, 숲, 정원에서의 산책은 또 어떻게 다른지 세세히 살펴봅니다. 혹시 산책의 즐거움을 잊고 살지는 않았나요? 혹은 동네 산책은 가끔 해도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잊어버린 지는 오래되었다고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얼굴을 지닌 산책의 모습을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참된 나를 찾아가는 산책법
19세기에 활동한 셸레가 묘사하는 당시 독일의 모습은 놀랍게도 지금과 매우 비슷합니다. 셸레는 당시 사회를 매우 혼란스럽다고 평가합니다. "고도로 발달된 예술과 인간관계, 복잡하게 얽힌 문화 때문에 정신은 스스로의 참모습을 찾아가기 어렵”다고 이야기하지요.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과 멀어져 있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도 이야기하고요. 셸레는 "바깥에서 얻은 감상을 내적 처리 경로를 통해 자신만의 것으로 바꾸어야” 자신의 참모습을 찾고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어찌 보면 책 속 250여년 전의 사회상과 현재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 자연과 떨어져 살며, 자신의 참모습이 무엇인지 고민할 시간 없이 바쁘게 살아가니까요. 셸레는 다채로운 자연과 입체적인 관계를 쌓을수록 자신에 관해 알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어떠한 성격의 자연을 더 잘 즐길 수 있는지 깨닫고, 결국 나에 대한 감각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셸레는 철학이 절실히 필요한 세상에 철학을 소개하는 데 작게나마 기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힙니다. 하루하루 닥치는 대로 살기보다, 신체와 정신을 두루 돌보고 나와 세상을 사유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