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처 - 글자 도둑 잡기
책 소개
생각을 읽는 초능력자 와처(WATCHER)
도둑맞은 파란 글자를 찾아라!
초등학교 5학년인 영이는 사람들의 생각이 글자로 보이는 초능력을 가진 ‘와처’이다. 속마음이 보이는 초능력 때문에 본의 아니게 친구들에게 상처를 줘 얼마 전 전학을 온 민재만이 유일한 친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영이는 학교에 새로 온 교생 선생님 ‘장 샘’에게도 자신과 똑같은 초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아이들에게 자상하고 인기 많은 장 샘이지만 어딘가 수상하다. 게다가 파란 생각 글자를 빼앗긴 아이들은 하루아침에 반 친구들이 싸움닭으로 변하고, 유일한 친구 민재는 납치당했다! 민재를 구하기 위해 찾아간 장 샘의 집에서 생각 캡슐을 발견하고, 영이는 장 샘의 비밀 계획을 알게 되는데……. 과연 영이는 장 샘으로부터 민재를 구하고 친구들의 생각 글자를 되찾을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겁 많고 소심한 내가 슈퍼 영웅이 될 수 있을까?
남다른 능력을 원하는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 동화
나에게 초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누구나 한 번쯤은 초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한다. 아침에 이불과 씨름하며 순간 이동 능력을 상상하고, 시험 날 나를 대신해 학교에 가 줄 똑똑한 분신을 만드는 초능력을 기도하고, 도무지 알 수 없는 친구의 마음이 못 견디게 궁금해 생각을 읽는 초능력을 바란다. 만약 초능력이 있다면 나를 둘러싼 이 모든 불편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초능력이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와처』의 주인공 영이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초능력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비밀을 보고도 모른 척해야 하고, 친구가 나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도 못 본 척 눈감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괴물 취급당할 뿐이다. 영이에게 초능력은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이자 버리고 싶은 재능이다.
『와처』는 초능력을 불행하게 여기는 영이가 수상한 교생 선생님 장 샘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이는 그동안 버리고 싶어 안달하던 초능력으로 친구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끌어올려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영이는 남들과 다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 더 스스로를 사랑하며 한 단계 성장해 나간다. 이 동화를 쓴 신은경 작가는 "우리에게는 이미 영이가 가진 초능력에 버금가는 공감 능력이 있다”고 귀띔한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친구들도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초능력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우리는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지은이
* 신은경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산과 개울에서 놀며 신나게 보냈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눈높이아동문학대전에서 상을 타면서 작가의 꿈을 이루었다.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한 덕분에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 역사책과 동화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조선소녀탐정록 1』 『불귀신 잡는 날』 『나도 몰래 체인지!』 『의적 검은별이 떴다!』 『도깨비 배달부 우 서방』을 비롯하여 「도전 100! 역사 퀴즈」 시리즈 등이 있다.
* 요모소
뉴욕 Pratt Institute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으며, 재학 중부터 독립출판 및 팬시 문구 디자인 등의 활동을 했다. 현재 방송, 광고,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1. 도전! 행운동 퀴즈왕
2. 나는 와처
3. 진짜 친구
4. 새로운 초능력자의 등장!
5. 우리 집은 결손가정?
6. 꿈과 직업은 달라
7. 들켜 버린 비밀
8. 수상한 캡슐
9. 와처가 아니라 빡처
10. 아이들이 도둑맞은 것
11. 납치된 민재
12. 나는 정상이다
13. 현실의 싸움
14. 계명구도
15. 영웅의 탄생
에필로그. 엄마만 아는 이야기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처음 내 능력에 대해 들었을 때는 금방이라도 슈퍼 영웅이 되는 줄 알았다. 누구라도 그랬을 거다. ‘초능력자=슈퍼맨, 스파이더맨, 헐크, 앤트맨……’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 조상들의 활약상을 듣고 나서는 처절하게 실망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엄마가 말했잖아. 안 보이는 척하며 평범하게 살라고. 남을 속이는 데 능력을 쓰지도 말고, 영웅이 되려고 나서지도 말고 그냥 정직하게 살면 돼. 그럼 다칠 일도 없고, 상처받을 일도 없을 거야.”
"보이는데 어떻게 안 보이는 척해?”
_32~33쪽
장 샘이 위로하듯 건희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러면서 슬며시 어깨에 붙은 빨간 글자를 터트렸다.
나는 아무도 모르게 슬쩍 교실을 둘러보았다. 검은 글자나 빨간 글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 얼굴이 전보다 환해졌다. 서준이 얼굴에서도 그늘이 사라졌다. 괴롭힘이나 싸움 같은 것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모두 장 샘 덕분이었다. 교실, 복도, 운동장 할 것 없이 아이들한테서 나쁜 글자가 생기면 보이는 족족 터트려 없앴다. 고민, 걱정, 짜증, 불편 같은 생각은 아이들 머리 위로 떠오르기 무섭게 장 샘 손바닥 아래에서 사라져 갔다.
_72~73쪽
민재 머리 위에 생겨난 글자를 보고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글자였다. 괜찮을 거라는 희망이 와르르 무너졌다.
나는 바짝 마른 입술을 몇 번이나 혀로 적시고 나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나는…… 나는 괴물이 아니야.”
민재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불씨만 갖다 대면 금방이라도 활활 타오를 것 같았다.
"영아, 저기…….”
민재 눈에 엉킨 죄책감과 두려움을 뒤로하고 나는 등을 돌렸다. 태양이 도망쳤다. 내 우주가 박살 났다.
_107~108쪽
정상이 아니라고? 나도 입만 열면 엄마한테 하던 말인데도 왠지 기분이 확 구겨졌다. 나는 장 샘 말에 딴지를 걸고 싶었다.
"우리가 왜 정상이 아니에요?”
"그걸 몰라서 물어? 다들 평범한데 우리만 초능력이 있으니까 정상이 아닌 거지.”
"장 샘 말대로라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이 많고 적음이에요? 많은 쪽이 정상이면 적은 쪽은 언제나 비정상일 수밖에 없겠네요.”
"당연하지.”
"그렇다면 만약에 어떤 이유로 세상 사람들이 대부분 초능력을 갖게 되면 초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비정상이 되는 거겠네요. 지금과는 반대로.”
_141쪽
"같은 초능력자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
"같은 초능력자라고? 네가?”
"이거 왜 이래? 내가 개 짖는 소리로 구해 준 거 잊었어? 내 초능력은 개하고 똑같이 짖는 거야. 초능력이 별거냐? 남들보다 훨씬 잘하는 게 있으면 그게 초능력이지. 더구나 내 초능력으로 악당도 물리칠 수 있었잖아.”
어쩌면 민재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민재는 초능력 악당한테서 초능력자인 나를 구했다. 게다가 파란 글자를 빼앗긴 상태인데도 혼자 힘으로 원래의 민재로 돌아오기까지 했다.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초능력자가 많을지도 모른다.
_174~17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