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화진의 별들』은 고려-거란 전쟁, 그중에서도 1010년 거란 성종이 4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공격하는 거란의 제2차 침입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이 책은 흥화진에서 벌어진 전투부터 왕의 친조를 조건으로 한 거란군의 회군까지 모든 것을 관통하고 있다.거란의 공격에 맞서 흥화진에서는 양규가 고려군과 함께 성문을 지켜 냈다. 그 양규의 곁에는 ‘별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고려 땅에서 거란군을 물리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고려의 포로를 구출하는 일이었다. 흥화진에서, 통주에서, 무로대에서, 이수에서, 석령에서….이 외에도 작가는 서희의 강동 6주 협상과 목종이 폐위되고 현종이 옹립되는 강조의 변, 개경을 버리고 피난을 가는 현종 등의 굵직한 사건을 소설 중간중간에 촘촘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역사에 거대한 흔적을 남긴 고려와 거란의 승부. 『흥화진의 별들』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전쟁과 그 전쟁에 맞서 싸운 이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민강역사애호가의 추상을 담아 글을 쓴다.소설 『혈명』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흥화진 수성 · 13곽주성 탈환 · 155무로대 강습 · 255이수, 석령, 여리참 전투 · 307애전, 그리고 최후 · 381작가의 말 · 452
나는 여요전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993년부터 1019년까지 요나라는 고려를 세 번 침략한다.귀주대첩과 강감찬 정도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흥화진 전투 또는 양규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고려의 기록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조선시대의 전쟁이 더 부각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여요전쟁은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고려는 거란군을 성공적으로 물리치며 국력과 우리 역사를 한층 높여 주었다. 고려 대전성기의 시작, 그 시작에 여요전쟁이 있었던 셈이다.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흥화진의 별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북쪽 하늘 아래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그리고 고려라는 나라가, 양규라는 인물이 더 궁금해진다.마치 춤을 추는 듯한 문장으로 두 나라, 모든 인물을 말하다『흥화진의 별들』은 크게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여요전쟁의 시간 순서로 전개된다. 그중에서 주목할 점은 주인공 양규 외에도 정성, 이수화, 김숙흥 등 실존 인물과 창조 인물을 서로 어우러지게 다뤘다는 것이다. 그 어우러짐은 작가의 추상으로부터 나왔다. 한 문장 한 문장 깊고 묵직한 묘사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고, 거란과 고려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사는 거칠지만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긴장감을 준다.추상적으로 완성된 이 소설과 관계없이 역사는 동적이다. 고려가 천 년 후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 거란이 어떠할지는 알 길이 없다. 확연하게 그어진 국경의 세상을 사는 나의 개념에는 천 년 전은 물론 천 년 후의 고려와 거란의 정의를 내릴 합리적인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혹시 모를 한 명이라도 나의 추상을 통해 그것들을 기억하기를 고대할 뿐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